그날밤 놈을 쫓던 단 한 명의 (추격자) | 놈을 잡은 건 경찰도 검찰도 아니었다 | 대한민국을 뒤흔든 희대의 살인마 출장안마소(보도방)를 운영하는 전직 형사 ‘중호’, 최근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잇달아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조금 전 나간 미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 번호와 사라진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가 일치함을 알아낸다. 하지만 미진 마저도 연락이 두절되고…… 미진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영민’과 마주친 중호, 옷에 묻은 피를 보고 영민이 바로 그놈인 것을 직감하고 추격 끝에 그를 붙잡는다. 실종된 여자들을 모두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담담히 털어 놓는 영민에 의해 경찰서는 발칵 뒤집어 진다. 우왕좌왕하는 경찰들 앞에서 미진은 아직 살아 있을 거라며 태연하게 미소 짓는 영민. 그러나 영민을 잡아둘 수 있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공세우기에 혈안이 된 경찰은 미진의 생사보다는 증거를 찾기에만 급급해 하고, 미진이 살아 있다고 믿는 단 한 사람 중호는 미진을 찾아 나서는데…
포스터가 꽤나 강력하다;
긍정적인 평가(Fresh)
<추격자는> 한국의 전문적인 연쇄 살인범에 관한 영화이자, 명작처럼 아주 잘 만들어진 스릴러다. 서울의 인적이 드문 좁은 밤거리 도보 경주는 이 영화의 주된 추격 장면이다. 폭발하는 차도 없다. 클라이맥스는 이전에 있었던 모든 일의 결과이다. 이 영화는 극적이고,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다. 액션 그 자체를 위한 씬은 지루하다.
이 영화는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는 경찰 관련 드라마다. 주인공은 전직 경찰이자 현재 포주인 정호(김윤석)로서, 선한 사람이 아니다. 콜걸 서비스의 한 고객이 자신의 콜걸들을 납치하여 팔았다고 믿었기 때문에 화가 난 상태다. 또다른 콜걸이 사라졌고, 전화가 울렸다. 정호는 고객에게 주소를 알려주지 않고 길거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 채 그 고객을 추적하기 위해 출발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콜걸 서비스의 고객인 지영민(하정우)이 가학적인 살인범이라는 사실이다. 김미진(서영희)이라는 이름의 콜걸은 지영민의 차를 타고 모호한 주소의 어디론가로 향하는데, 그녀는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한국 영화의 특징은 그들이 조금도 움찔하지 않고 폭력에 있어 끔찍한 디테일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폭력과 충격적인 결과 그자체는 분위기를 위축시킨다. 그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영민이 선택한 도구는 망치와 끌이었는데 정신과 의사가 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 바로 그 이유였다.
그 영화의 구조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차없다. 매춘부가 아직 살아있다고 의심할 수도 있지만, 매춘부는 죽었다. 포주와 살인자는 모두 체포된다. 그와중에 서울시장에 대한 터무니없는 공격은 언론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경찰들은 신문 헤드라인을 바꿀 무언가를 가진 누군가를 기소하도록 압력을 받는다. 차분한 사이코패스인 살인범은 9건의 살인을 주장하다가, 12건을 말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곧 바꾸고, 시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전혀 생각이 안 난다고 말한다. 그는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다.
이 영화는 관객들을 조종하는데 탁월하며, 특히 경찰의 무능과 부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홍진 감독은 그가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히치콕처럼 그는 관객들이 좌절할 수 있게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준다. 관객으로서 우리들은 영화 속 인물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백히 알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백하게 알 수 없는 아주 훌륭한 이유들이 있다. 시나리오에서 방금 언급한 점들을 이뤄낼 수 있다면 이미 일반적인 현대 스릴러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 영화의 또다른 강점은 등장인물에게 주목한다는 것이다. 살인마는 그에겐 선과 악이 공평하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양심의 가책도 없는 자로 보인다. 정호는 포주로 돈 때문에 영민을 찾아나섰지만 콜걸의 어린 딸의 존재를 신경을 쓰고, 걱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딸은 모든 영화속 아이들이 그렇듯이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재빨리 위험 속으로 떠돌아 다니는 규칙을 따르게 된다. 음, 이걸 감독님 탓을 할 수 있을까? 어린 딸이 고분고분하게 가만히 있다면, 얼마나 재밌으려나.
인명 손실을 떠나서 연쇄 살인범 수사의 가장 슬픈 부분 중 하나는 많은 희생자들이 여성이며, 어린이, 노인, 유색인종, 또는 성 노동자들임을 깨닫는 것이다. 미국과 해외에서역사상 최악의 살인범들에 의해 성노동자들이 살해 당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단계에서 이런 여성들에게 도움을 못 주는 사법 제도를 볼 때면 끝도 없이 화가 난다. <추적자>는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확인된 20건의 살인을 한 한국의 살인범이자 강간범인 유영철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각본은 경찰과 한국 사회가 살인 수사 과정에서 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지 못 했는지에 대해 보여줌으로써, 영철이 살해한 성노동자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추격자'의 완벽하지 못한 주인공은 경찰 출신 포주 중호(김윤석)다. 경찰이었을 때는 국가의 억압적인 무력을 상징했다가 이제는 포주가 된 그는 여성 혐오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결국 그는 한국의 사회적 문제의 일부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중호는 자신의 콜걸이 처음에 실종됐을 때는 돈을 얼마나 잃었는지에 대해서만 걱정한다. 병가도 내지 않고, 출근도 하지 않은 직원을 찾아 난동을 부리는 상사처럼 그는 콜걸을 찾기 시작한다. 중호의 여성혐오는 포주라는 역할이 그를 전체적으로 정의하는 초기 장면에서 나타난다. 콜걸에게 나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물론 늦은 상태다. 중호에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라진 콜걸의 어린 딸을 만난 후에 그가 매춘을 알선했던 여성들이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지점이다. 그는 이것을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그러나 그의 깨달음은 여성을 착취하는 자들에게도 심지어 가능한 변화의 예시이며, 일종의 돌파구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 깨달음은 너무 늦었고, 대부분의 피해는 돌이킬 수 없다.
이 영화의 오프닝은 익명의 남성이 성노동자와 만난 이후에 그녀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 얼마나 쉬웠는지를 묘사하고 있다. 첫 장면에서 한 여성이 영민과 함께 차에서 내렸고 주차된 차량을 그대로 둔 뒤 사라진다. 그리고 며칠, 혹은 몇 주쯤 지나자 차 앞유리 밑에 전단지가 꽂힌 채 빗길에 휩싸인다. 이 장면은 영민이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여성을 길거리에서 살해할 수 있는 여유를 보여준다. 실제 살인마 유영철도 집 근처로 성노동자를 불렀고, 그들을 길거리에서 만나 그의 집으로 걸어갔으며, 그곳에서 성관계를 맺은 후 살해하였다. 영화에서 영민은 첫 번째 희생자와 함께 집으로 차를 타고 간다는 사실 외에 피해자를 유인하는 영철의 실제 방법을 재현한 것이다. <추격자>의 주된 초점은 영철의 삶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연쇄살인범이 붙잡히기 훨씬 전부터 어떻게 살인을 계속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두 가지 가장 큰 이유, 즉 경찰의 무능함과 광범위한 사회 여성혐오를 탐구하는 것이다.
부정적 리뷰(Rotten)
한국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나홍진의 영화제 수상작 데뷔작은 올해 고국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국내 영화이며, 놀랍게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리메이크 판권을 거머쥐었다. 이 스릴러가 실제로 얼마나 평범한지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결과다. <올드 보이>, <살인의 추억>, <양들의 침묵>을 한데 조금씩 엮어냈고, 여성혐오와 죽은 매춘부라는 소재로 왁스칠을 해서 다듬어진 <추격자>는 전혀 놀랍지 않다. 전직 경찰 중호는 포주 일을 하는데, 그는 콜걸 2명이 도망간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미진이라는 콜걸은 너무 아파서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는 그녀에게 아이를 두고 손님을 맞으라고 강요한다. 그 손님은 잔인한 연쇄살인범 영민이라는 것이 밝혀지게 된다. 영화의 변덕스러운 속도와 이 사디스트 같은 주인공은 고양이와 쥐의 끈질한 추격을 생각나게 만들지만 속을 뒤틀리게 만드는 폭력으로 뒤범벅 되었다.
정호는 영민의 집 주소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진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미진은 살아있는가? 정호는 그녀의 어린 딸 은지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며 그녀의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은 나홍진 감독이 염두에 두고 있는 기본적인 질문들이며, 이 질문들은 한 시간 동안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서스펜스는 결과적으로 약해진다. 영민이 미진을 잔혹하게 폭행할 때처럼 그리고 머리를 여러번 가격당한 후에도 미진이 어떻게든 살아서 의식을 되찾것 처럼 정호가 가진 것보다 관객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필사적으로 미진의 행방을 찾으며 정호와 영민의 고양이와 쥐의 추격전이 계속 이어지는 동안 후반부의 반전은 다소 터무니없고 작위적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의미를 살펴보자면, 나홍진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촬영기법과 더불어 때때로 유혈이 낭자한 시퀀스들은 현실성을 더 높이며, 어두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영민과 경찰관들 사이에는 아주 잠깐의 희극적인 장면들이 있었다. 2시간 5분이라는 과도한 러닝 타임에, <추격자>는 처음에는 긴장감이 넘치고 매력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재미가 없고 놀랍지도 않고 터무니없도 다소 지루한 범죄 스릴러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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